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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7. 02:29 도서


정민 지음
보림출판사
2002년 첫 쇄가 나왔고, 2009년 4월 30일의 2판 15쇄를 보다.


 호우시절을 보고 한시를 읽어보아야지 하고 생각했고, 마침 한자 공부를 하기로 했던 차에 그냥 골라 보았다.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다시피 대상 독자층은 조금 어리다만, 그렇다 하여 경시할 수 없을 정도의 이야기들이 있었다.
 시 자체에 대한 해석보다도, 여러 가지 시를 예로 들어 '시'에 대해 이야기한 것들이 인상적이었다. 시를 읽는 방법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만 해 놓은 다른 책들보다 훨씬 와닿게 시를 설명했다고 해야할까. 또한 언어의 마술인 시에 대해 재차 생각하게끔 해주는 글이었다. 언제나 성급한 유추지만, 모든 분야에서 경지에 다다르면 정말 무언가의 극의를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시 한 수를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관찰과 사색을 밟아온 것일까?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내가 그것을 모두 알게 되는 날은 과연 와 줄 것인가.
 경험의 언어화는 중요하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모순된 생각들 사이로 내 언어가 무력화되는 것을 느낀다. 이 무력함을 제치고 오롯한 언어로써 세워질 수 있으려면 나는 얼마나 많은 고련을 겪어야 할까? 시어를 닦는 마음으로, 그 모든 갈등과 사색을 한 줄에 담아-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는 날이 과연 와 줄 것인가.
 시도 방법의 하나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도서에서는 한시에 대해서만 다루었지만, 물론 한시의 특출난 매력이야 있을 테지만은 상당 부분은 그것이 시임에 기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감히 시를 쓰지는 못할지언정, 시어를 다듬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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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0. 26. 01:14 공연


연극, 9/20 관람.

 물론 내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
 와닿지 않는 에피소드와 마음을 울리기엔 부족한 배우들의 연기.
 내 견문이 짧아 느낄 수 있는 것을 다 느끼지 못하여 그렇겠지, 그만큼이나 객석이 들어차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소소한 웃음거리는 재미있었으나 관객의 참여를 과도하게 유도한 감이 있었으며, 주제의식에 대해 알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그래도 생각한 것 몇 가지를 꼽아 보자면...

 삶이란 무엇일까 싶달까. 도둑질을 하러 가서 생일 서프라이즈를 받고 도망친다. 그리고 도망친 집에서 신세한탄을 하다가, 마침 생일 서프라이즈 순간에 그 날 생일인 사람이 등장한다. 모든 것은 온당하게 향해야 할 자리가 있다는 것일까. 도둑질을 하러 갔던 집에서 서프라이즈를 선물로 받고 온 도둑은 그 선물을 가난한 집에 놓고 간다. 실로 금전보다 더한 가치를 가졌던 그 생일 축하 한 번. 그로 인해 깨질 위기의 가정은 일단 봉합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편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능력 없음이 열정 없음보다 더한 죄악이 된 이 시대, 그녀는 남편을 얼마나 버티어 낼 수 있을까. 남자는 이후로 달라졌을까? 그녀는 더욱 그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허구에 가깝다. 오래 지속되지 않는 종류의 것, 그것은 언젠가는 균열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일단은 봉합되었으나 불안한 그들의 미래를 상상하며, 관객들은 무언가 석연치 않아하며 나갈 수밖에 없다.

 정정하겠다. 배우 연기 꽤 잘 한 것인지도 모른다. 노래를 그렇게 못하는 척 하기도 쉽지 않았으리라. 스스로에게도 고문이었을텐데 해냈어, 귀에 거슬리던 그 소리. 초코파이에 대한 비유는 그럴 듯 했지만, 그만큼의 중요성을 가진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강조가 지나쳤다. 제목에 지나치게 집착했던 듯 하다. 아마 다른 연극들을 몇 편 더 봐야 좀 더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겠지 싶다. 앞으로를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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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4. 01:27 와인

 

칠레산.
까베르네 쇼비뇽
Maipo Valley/ Haras de Pirque
2006년 빈티지.











 안써두면 까먹을 것 같아서, 기록해두기로 했다. 아마 한 달에 한두 병 딸 듯.마시는 법 같은 거 잘 모르고, 그냥 배우는 중이고, 평가하는 방법이고 뭐고 귀찮지만, 일단 이 와인은 무척 특이했다.
 무거운 느낌이 있는 와인을 소개해 달라고 말하긴 했지만, 여태 마셔본 와인 중에서 이만큼의 무게를 가진 와인은 없었던 듯, 아니 단순히 무겁다기보다는 텁텁한 맛이 강해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내가 무겁지만 부드러운 감이 있는 와인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그래도 이 와인도 괜찮았다. 아마 간단한 안주보다는 스테이크나 삼겹살과 같은 요리와 곁들이면 기름기도 없애주고 딱 어울릴 것 같다고 해야 할까? 내가 보통 와인을 식사에 곁들여 먹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점을 고려해 보고 와인을 골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부터 무척 강했고- 그런데 부드럽다고 말하긴 조금 그렇고, 알콜향이 좀 강하게 느껴지는 향이었다. 첫맛부터 범상치 않았다. 입에 넣자마자 강렬한 맛, 입안에 강하게 퍼지는 느낌이 든다. 톡 쏘는 느낌과 함께 좀 무겁게 퍼졌다. 목넘김은 평범했고, 뒷맛이 강해서 입안에 느낌이 오래 남았다. 여운까지 강한 느낌이긴 한데, 나쁜 느낌은 아니었던 듯하다. 마지막엔 은근히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알콜 도수가 다른 와인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은 아님에도 불구하고(14.6%였나...) 한 번에 한 잔 이상 마시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맛. 그래도 다른 와인에 비해 꽤나 특이하기 때문에, 나중에 다른 것들 좀 먹어본 다음에 재시도 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와인셀러들도 많이들 추천하는 모양이더라. 일년쯤 후에 마셔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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