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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3. 19:11 영화

장훈 감독.
송강호, 강동원.
Megabox에서 봤음. 설 다음주 토요일에...


 그냥 강동원 얼굴 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봐주자는 의미에서 봤던 것 같다. 추천받은 탓도 있었고. 내용을 전혀 모르고 보러 갔는데, 생각만큼 강동원의 미모가 빛난 것은 아니었지만, 재미있게 보았다.

 '실제로 간첩이 어디에 있다는 거야?' 라고 생각하기 쉬운 세대의 사람이지만, 실제로 있었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생각한다. 그저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이용해먹기 위해서만은 아니었겠지. 있었겠지. 인터넷 시대라 정보같은 건 어디서든 얻을 수 있겠지만, 내부 공작을 위해서 간첩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 또는 영화에 나온 것처럼 요인 암살이라든지. 
 이렇듯 그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묘한 회의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국가를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개인의 삶에 대한 안타까움은 진짜야. 꼭 간첩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왜 그런 것 있지. 일상의 사소함 속에 발견되곤 하는 국가의 폭력성 같은 거. 사회계약론은 이론에 불과해. 현실의 국가는 거대한 괴물일 뿐인 거지. 그 거대함 앞에 개인은 자신의 가치를 주장하지 못하는 거지. 강동원도 불쌍하고, 송강호도 불쌍했어.

 그런 조직에 있다 보면 사고도 그렇게 굳어지는 모양이야. 국정원의 사람들이 나쁜 것이 아니겠지. 그렇게 만드는 사회가, 조직이, 국가가 나쁜 것이겠지. 그렇지만 우리는 국가 안에 살면서 국가의 보호를 받기도 해. 그것이 없으면 보트 피플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일지도. 어쩌면 대한민국 정도나 되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이 다른 꽤 많은 나라에서 태어난 것보다는 행복한 인생을 예비한 것일거야. 국가는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 그 안에서 인간 개개인은 너무나 미미하고.

 같은 건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는 거겠지. 사회의 관습과 도덕은 너무나 강력하고, 개인은 거기에 휩쓸릴 뿐이고. 저항하려 해봐야 이기적인 놈 소리 듣기 십상이고, 그러다 결국엔 원래의 흐름에 넘어지고. 

 
 물론 항상 제일 중요한 것은 소소한 행복일거야. 어디서든 나오지만, 닭을 잡아 백숙을 해먹는 것, 같이 술을 마시다 잠이 드는 것, 처음 여자를 놓아주는 것. 이 영화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영화와 소설에서 주장한 것이지. 그렇지만 마찬가지로 우리를 짓누르는 것은, 현실의 무거움. 아파트 중도금이 필요했고, 식솔을 꺼내오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고, 양육비를 댈 돈이 필요하고. 요즘 즐겨보는 웹툰(색으로 말하다)에도 나오지만, 눈부신 행복을 위해선 밟고 지나가야 할 진탕이 있는 법이야. 그리고 그것을 무작정 저주하기 보단, 인정하고 살아가야지. 그것을 더 더 바라볼 수 있게 될 수록, 인정할 수록, 행복도 가까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 행복만을 추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원망하다보면 행복도 놓쳐버리게 되는걸. 난 그것을 알아 이제.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보라고 쓰는 거 아니니까. 그래도 왜 공개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건 언제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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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10. 2. 2. 00:55 영화


제임스 캐머런 감독.


 보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운 영화, 아바타. 대세에 따르기 위해 보게 되었다. 그것도 애써 3D로, 일주일 전에 예약까지 해 가면서.

 제일 처음에 눈에 들어온 건 팔뚝이었다. 건장한 남자의 팔뚝. 오오. 완전 감동적이랄까. 마초성은 싫어하면서도 이런 점들엔 눈이 돌아가는 것이 참 웃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뗄 수 없었다. 오오 두꺼운 팔뚝. (상상하면서 재차 감동중.)  그리고 다음은 가녀린 허리랄까. 허리가 가늘어서 부러웠... 아니 난 왜 이런 말초적인 것에 집착하는가!!!

 줄거리 요약따위 어차피 할 리가 없고, 이 영화에서 제일 좋았던 건 아무래도 '자연'. 우리 인간은 많은 것들에 얽매여 살아간다. 나비들은 얽매여 있는가? 물론 그렇겠지. 그렇지만 나비가 더 행복해 보인다. 자연이 그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부족함에 대한 갈망보다는 자연에 대한 감사로 살아간다. 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순간 모두가 어깨에 손을 얹는데, 인간사회에서 부족한 소통을 거기에서 보는 것 같아서, 눈가가 따끔했다. 높은 곳에서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지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자연에 대한 믿음. 그들도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만큼 아집이 없을 수 없겠으나 인간의 그것에 비하면 고집이 센 정도로 느껴진다.

 그러나 나는 아마, 박사와 같은 사람이 되었겠지. 나무를 보고 샘플 채취부터 생각하는, 그런 사람. 그처럼 될 수는 없었으리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나는 나비들을 지키고 싶어했을 거야. 인간은 이기적이지만, 그래도 다른 지성종족들에게도 권리를 인정할 정도의 아량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나비를 공격하는 인간들이 아주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무엇이 그렇게도 급했던 것일까? 군인은, 그저 자신의 전공을 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던가? 으응?

 나비가 죽어갈 땐 안타까웠지만, 인간이 죽어갈 때는 그렇지 않았던 것은... 왜일까? 인간은 기계에 둘러싸였기 때문에? 나비는 맨몸이라? 정당하지 않은 대결이라 생각했던가. 인간이 먼저 공격했기 때문인가? 답은 모르겠어. 나는 주인공이 싸우기로 결정한 것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아. 분노와 영웅주의에 휩싸여 그릇된 결정을 내린 것 같달까. 어느 쪽이 좋은 결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로인해 죽어간 생명이 있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지 않아. 무엇이 탐탁한 결론일까.

 그냥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살면 안되는 것이었을까? 인간은 지구를 더럽히고도 다른 행성을 향해 갈 권리를 지니고 있는가?


 흐응, 어려워.
 그냥, 자연이 너무 예뻤어. 나도 그렇게 뛰고 날 수 있었으면 행복했을지도 몰라.
 벌레는 무섭지만, 자연은 아름답고, 나는 벌레가 무서운 사람이라 그 곳에서 살지 못하겠지만, 아름다우니까 지켜주고 싶어. 그러니까.
 이 영화는 본격 환경주의자 양성용 영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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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10. 1. 25. 23:16 영화

최동훈 감독.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한 달도 넘게 영화를 볼 시간이 없었다. 완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바타도 못 본 상태.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아바타를 보려 하였으나 유명한 3D는 이미 매진. 그래서 아바타는 다음주로 예매해 버리고 전우치를 보기로 했다. 괜찮다는 평을 어디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듣고 온 듯. 

 뭐랄까, 이것저것 생각하기 귀찮을 때 보기 참 좋은 영화랄까. 비율 좋은 강동원과 예쁜 임수정이 보기 좋고, 액션 신도 볼만하다. 늘어진다고 생각된 부분도 별로 없었고... 거문고갑의 결론이 생각보다 허무했기 때문에 좀 슬펐지만, 뭐 이정도야 봐줄 수 있다. 즐거운 오락영화였어.

 임수정이 요괴의 힘을 받아서 차 들어올리기 놀이같은 거 할 때, 왠지 박쥐의 느낌이 났는데- 그 여배우 이름이 옥빈이었던가. 아아 역시 예쁜 여자들은 좋아, 라고 생각했다.

 뭔가 진지하게 감상평을 쓰기엔 뇌가 그다지 착하지 않은 상태인 듯? 그치만 진지할 필요가 있는 영화였던가. 괜찮아 괜찮아.


 아, 한 가지. 요괴가 인간을 파고들기가, 너무 쉬운 일이라는 것이 좀 슬펐어. 그로 인해 위험에 처한 주인공이 안타까웠다기보다는, 뭐랄까- 그냥 인간의 약한 모습을 보기 싫었어. 약하지만, 좀 아닌 척도 하면 안돼? 나만 약하지 않다는 것에 공감하는 것도 편한 일이지만, 좋진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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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2. 5. 23:59 영화


 영화관에 가서 본 거니까, 영화 맞지?


 루까가 보고싶어해서 봤는데, 나도 재밌게 봤다. 뭐 예전의 내용들은 거의 다 까먹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간신히 기억할랑말랑 하는 정도였지만- 뭐랄까 괜찮았어. 화면의 기묘한 상상력.

 근데 정말 웃긴 건, 전투 장면마다 많이 부서지잖아, 이것저것? 우왕 건축업이 짱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 진심으로. 아마 에바의 세계는 (애들이 맨날 교복입고 있으니 한정된 시간 안에 일어나는 전투들이잖아?) 일상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신호등이 켜지고 사람들이 오가는 것처럼 나오지만-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는 항상 덤프트럭과 포크레인과 온갖 건설장비들이 오가고 있을 거라고 상상해 버렸어. 진정 저 도시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힌 것은 네르프 사람들이 아니라 건설업자들인거야!

 그리고, 정말 가구 사는 보람이 없겠다 싶어. 열심히 사놓고 집안을 꾸며 놓아도 재수가 없으면 집은 뽀각. 뿌가가가각. 너무 슬프지 않을까. 저 도시엔 살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왜 항상 사람들이 잔뜩 사는 것으로 나오는 걸까.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뭐 다른 도시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세컨드 임팩트 때 너무 많이 망했나? (그러나 바다가 빨개지고 해양생물이 전멸했으며 15년쯤 전의 일이라는 것 말고는 나에겐 세컨드 임팩트에 대한 정보가 없는걸!)

 세상에서 제일 찌질한 신지, 그리고 그다음으로 찌질한 것은 어른들. 신지 말고 다른 파일럿들은 뭐랄까 어른들보다도 덜 찌질하달까. 그렇지만 세상은 멋지고 쿨하고 완벽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은 아니잖아? 짜증나지만 이것이 현실, 신지가 극도의 찌질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해결하는 사람으로 나오는 건 부모는 중요하다는 증거. (어?!) 근데 정말, 신지의 아버지 안경 턱고임 아저씨는, 신지 다음으로 찌질하다! 아놔 저건 아내 덕후야. 이런 느낌이랄까.... <<그치만 난 에바 스토리를 잘 모른다구! 단정해도 되는거냣!

 뭐,
 난 저런 세상에 산다면,
 정말로 정말로 모든 순간, 사랑하고 살거야.
 소중한 사람이 내일이라도 없어질 수 있는 세상에, 남겨져 후회하는 자는 되고싶지 않으니까.

 솔직하지 못한 부자따위, 동정할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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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4. 05:23 영화


감독: 안드레아스 드레센
독일 영화.
Cloud 9이 원제라고 한다.


 하나포스 무료영화! 괜찮은 게 꽤 있는 듯. 한 달에 한 편씩은 봐주는 게 예의! 근데 정말 잘 골랐다.

 내용은 대충, 노년에 찾아온 사랑-인데, 심지어 불륜이다. 남편(호르스테 레흐베르그)과 평화로운 생활을 해오던 잉에(우루슬라 베르너)가 어느날 갑자기!!! 열 살쯤 더 많은 남자, 칼(호르스테 베스트팔)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안면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거의 갑자기-라는 느낌으로 정사씬이 나온다. 그리고 그녀는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그녀를 찾아온 격정은 결국 그녀를 잡아먹고야 만다. 가정은 깨지고, 그녀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간다.

 근데 뭐랄까, 확실히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들에게서 사랑의 가능성을 제거하고 바라본다고 해야할까, 그런 것이 있었던 것 같다. 많이 봐줘서 중년 정도의 사랑이나 인정할까, '노인'이라는 말이 붙는 사람들의 사랑은, 확실히 가능성조차 생각하지 않게 된다고 해야할까. 이 영화는 그런 우리의 생각을 확실히 깨뜨려준다. 그들은 20대보다 더 격정적으로 사랑할 뿐만 아니라, 섹스도 한다! 놀랍지 않은가. 이런 면에선 거의 식물처럼 여겨져 온 나이인데도.

 물론 남겨진 남편은 너무나 불쌍하고, 안타깝지만... 사랑이 찾아오면, 항거할 수 있을까? 아니, 그것에 저항해야만 하는가? 생활에 기쁨이 없었다면- 모든 안정된 기반을 버리고서라도 기쁨을 찾아가야 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해. 음, 이기적인가. 몰라. 

 근데 정말 사랑은 위대한 거야. 서로가 사랑스러운 거잖아. 1,20대 여자애들이 반쯤 벗고 있어도 그 중에 나이든 그녀만 보이는 거잖아. 참 대단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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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17. 00:12 영화


 제목은 숫자.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뭔가 잡인간들이 많아서 출연진에 관심 껐음.


 올해 한 번쯤은 '2012년에 종말이 온대요!'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뭔 나만 그랬다면 별로 할 말 없고. 여튼 그 주범이 된 영화가 이것이렸다. 우민을 희롱하는 종말론 같으니라구. 그렇지만 영화에서는 나름(!) 과학적인 근거를 들이대 주신다. 중성미자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태양의 흑점 폭발이 무척이나 강하게 일어나서 중성미자가 두배로 늘어나서 지구 내부가 전자렌지의 내부처럼 달아오르게 되었고 행성들은 일렬로 나열하여 어쩌구 저쩌구 쿵짜라 쿵짝. 공부를 조금 해본 입장에서는 어이가 상실의 수준을 넘어서 사전에서의 삭제를 요구할 지경이지만, 일반인들은 조금 어려운 용어가 등장하고 이상한 표와 시뮬레이션과 그럴법 해보이는 설명이 들어가면 믿어주는 것을 예의를 넘어서 의무라고 알고있으니 뭐.
 결국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지구멸망의 원인도, 다른 무엇도 아닌 '돈 쳐바른 영상'과 '심리묘사' 정도다. 일단 나는 이 영화를 본 것을 딱히 후회하진 않는다. 영상이 스펙타클한 까닭에 문득 측은지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 쓸모도 없이 길고 잡다한 영상을 만드느라 대체 얼마가 들어간 것일까. 그래, 별 의미 없이 자원을 소모해버릇 해야 잉여생산물의 축적을 방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겠지. 영화가 영화적이기 위해 도입한 여러 가지 세이프! 장면도 좀 거슬렸지만 봐줄 만 했다. 영상은, 뭐 나름 재밌게 잘 만든 듯. 쓸데없어서 그렇지.

 그렇지만 보는 내내 거슬렸던 것은, 아무래도 사람이랄까. 그 중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 사람은 어쩌면 히피 방송인 뿐. 주인공 가족도, 지질학자도, 대통령 부녀도, 내무부 장관도, 뚱보 가족도. 그다지 마음을 이끌어주지 못했다. 장관님은 어째서 짜증나는 지질학자 놈을 내다 버리지 못하셨던 걸까. 솔직히 학계에 사람이야 무궁무진하게 많은 거고, 그 정도 사람 구하기가 그리 어렵진 않았을텐데. 주인공 가족은 어쩜 그렇게 뻔뻔하게 머리를 쳐 들이밀 수 있었던 것일까. 마지막에 영웅 노릇을 하긴 했으나 결자해지라, 그리 잘 한 것도 없는 건데. 수십억 인구를 다 외면해 놓고, 몇백 몇천 명 마지막에 끼워준답시고 세기의 성자라도 되는 듯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나. 뭐랄까 심각할 정도로 공감가지 않는 인물들이었다고 해야 할까? 그딴 스토리라인으로 공감을 얻으려고 들다니, 사람을 우습게 아는 거야, 뭐야. 

 지진에, 화산폭발에, 쓰나미에, 재난 3종세트를 영화 한 편에 소복이 담느라 고생은 참 많았겠지만, 유머 라인이라고 집어 넣은 몇몇 화면은 실소만을 자아낼 뿐이었고, 그냥 사람이 안타까운 그런 느낌이었다. 아, 그래도 한 가지 생각은 들었어. 나는 지구 멸망의 순간이 온다면 그냥 뒤질 생각이라는 것. & 생물다양성이 인간 몇의 목숨보다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것, 예술품은 더욱더 그러하다는 것. (물론 이건 영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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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15. 05:48 영화

장진 감독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


 동건오빠는 봐줘야해!! 하고 진작부터 볼 마음을 먹고 있었고, 그분에게 연인이 있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좌절하였으나 그래도 잘생긴 건 잘생긴 것인 연유로 경배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그리고 느낀 건, 역시 동건오빤 태풍때가 최고였다는 것. 태풍때의 동건오빠는 짱인데... 지금은 왠지 우리 루!카스가 낫다고 느껴지는 건 분명 대기층의 두께를 넘어선 나의 콩깍지 탓이렸다. 
 
 여하간, 영화는 재미있었다. 조금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을 정도. 단순한 재미같은 것도 물론 괜찮았지만, 그래도 나름 나만의 생각을 적어보긴 해야겠지?
 일단, 영화의 제목이 나올 때 좀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했다. 영화의 제목은 분명 '굿모닝' 프레지던트인데, '굿' 프레지던트까지 나온 다음에 모닝이 따라붙었단 말이지. 그냥 글자를 장식하는 것처럼 평범하게 넘어갔지만 왠지 묘하게 의도가 보였다고 해야할까? 하긴, 굿 프레지던트 하면 뭇매를 맞을 수밖에 없으니 뭔가 다르게는 해야겠고,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이 굿모닝이었겠다- 라고 생각한다. 뭐 어떻게 보면 아침마다 뉴스에 나와주셨던 그분들을 생각하여 굿모닝이라고 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나는 왠지 그래보였다는 거다.
 그 외에는, 뭐랄까 대통령도 사람이다! 라는 것을 무척이나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걸 누가 모르나... 권력욕이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인게지. 말실수에 바보짓에 욕심부리는 것만 봐도 사람이 맞다. 그렇지만 그것 외에, 국민들이 갖가지 사안들에 대해 '이렇게 해 주었으면'하는 사항들에 대해 간혹 다루어주는 것이 재미있었다. 뭐 실제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내가 잘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별로 첨언하고 싶진 않지만, 그 세 대통령들이 가지는 국민에 대한 자세만큼은 우리가 진정 바라오던 것이 아닐까? 뭐 그래주는 대통령이 근 7년 내엔 나올 것 같지 않은 이 나라지만...

 그리고 이게 정말 포인트인데, 영부인이 참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이순재씨 대통령일 때부터, 남편 연설하는데 뒷자리에서 정자세로 앉아서 가만 있어야 하는 영부인이 참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안면근육에 마비가 오지 않을까. 게다가 영부인 역할도 해야 하고... 이 생각은 마지막 대통령 이야기 때 굳어졌다. 왜 남자가 그걸 하고 있으니 더 불쌍해보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모르겠다고 하였으나 아마도 고정된 성역할 인식 때문이겠지.), 참 고역이겠다 싶다. 뭐 스스로 의식이 있어서 한다면 모르겠지만, 아니라면 정말 고문도 그런 고문이 따로 없으리라.


 어쨌든, 재밌게 보았어요. 한채영 잘 모르지만 대충 봤을 때 이쁘게 봤는데 몸매가 별로 드러나지 않는 옷을 입어서인지, 이목구비가 너무 이질적인 느낌이라서인지 많이 이뻐보이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오히려 고두심 아주머니가 더 빛났던 듯. 나도 좀 곱게 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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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1. 6. 01:36 영화

장 피에르 다르덴, 뤼크 다르덴 감독
아르타 도브로시(로나), 제레미 레니에(클로디), 파브리지오 롱기엔(파비오) 

 
 그냥 영화를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메일에 혹해서 본 하나포스 공짜 VOD. 그렇지만 볼 가치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괜찮은 영화였어. 처음엔 로나가 무척이나 차갑고 신경질적인 사람이구나 생각했지만, 그녀가 자신의 연인을 만났을 때-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클로디의 모습에 조금은 변한 로나의 모습. 포스터에 써있는 것처럼,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것은 연민이었고, 그것 뿐이다. 로나의 사랑이 옮겨간 것은 아니다. 단지 사랑이 식었다고 표현해야 할까? 그녀는 자신을 이해하지 않는 남자친구에게서 마음이 돌아선 것 뿐이었다. 그녀 안의 마지노선이 지켜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주변은 클로디의 죽음이 당연하다고 종용하였고, 상상임신을 겪는 그녀를 이해해주지 못하였다. 당연한 일이라 그녀를 다그치는 것보다 그녀를 더 깊게 이해해 주었다면, 헤어질 일도 없었을 텐데. 왜 아무도 그녀를 이해해주지 못한걸까. 쏘콜은 너무 멀리 있었고, 파비오는 그저 계약상의 관계였기 때문일까.

 위장결혼이란 어떤 느낌일까. 감정이 없는 사람과 계약에 의해 몇 년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해야 한다면, 그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우리 나라에 시집온 동남아 아낙들이 3년이 지나면 통장을 들고 도망친다는 기사를 간간이 본 적이 있다. 또 몰지각한 남정네들이 그러한 여자들을 학대했다는 이야기도. 그에 비하면 이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계약관계는 좀 더 건조한 관계지만(폭력과 감정싸움이 배제되었다는 의미에서), 그렇다고 하여 사람과 사람간의 감정의 교류까지 건조하게 표현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영화에선 사람이 같이 사는 것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감정에 대해 더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달까, 가만히 로나를 따라가다 보면 그녀를 끌어안아주고 싶어지는 그런 것이 있다.

 영화를 보던 초반에는 벨기에도 신호체계가 거의 무시되는 나라구나, 정도의 감상 뿐이었는데, 결국엔 로나에 집중하며 끝까지 보게 되었다. 보기 드물게 괜찮게 생각되는 영화였다. 리뷰는 질이 떨어지는 언어로 쓰였지만, 여튼.
 사회 문제를 문제로써만 바라볼 것인가,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가. 물론 모든 것은 케바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것이겠지만-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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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0. 22. 01:05 영화

9/21 관람. 무려 한 달만에 키보드 앞에 앉다.
정기훈 감독.(데뷔작이라고 한다.)
최강희(애자 역), 김영애(엄마 역)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원래부터 애증관계인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행동과 좋은 말만 나오기는 힘든,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퉁명스런 말과 행동이 주가 되기도 하는 관계. 그러나 극한 상황이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애정만 남는 모양이다. 빨리 떨어져 있고 싶어하던 관계에서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어하는 관계로 돌변한다.
 나는 예전부터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 궁금했다. 왜 소중한 것을 항상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것일까? 대구 지하철 참사 때 휴대폰에 남겨진 어머니의 메시지-라고 한참 떠돌던 글이 있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잃고 난 뒤의 후회같은 것.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엄마를 부탁해」도 그런 종류였다. 이것은 기억의 작용인가? 고3 시절이 힘들었지만 좋았던 시절로 남는 것처럼,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모두 있었지만 일시적인 나쁜 일의 기억은 기억 저켠으로 사라져 버리고 좋은 일의 여운만 남는 것일까? '있을 때 잘해.' 라는 명제에는 별로 공감하지 못한다. 성가신 일은 성가신 것이고, 귀찮은 건 귀찮은 것이다. 그렇지만, '성가셔도 귀찮아도 가끔은 극복해서 친절한 일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해드릴걸' 하는 후회가 남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보통인 것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정말 기억의 어떤 작용 때문일까.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는 것은 참 이상한 것이다. 언뜻 부모가 자식에게 퍼주는 상황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여러 매체들, 그러나 '부족하게 받은' 자식이 부모에게 헌신하는 것은 왜일까? '받던 놈은 받을 줄밖에 모르'는데, '못받던 놈이 효도하는' 것은 단순히 어릴 적 받지 못한 사랑을 나중에라도 받고 싶어서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대상에 대한 감정이 복잡하였기 때문에 극적이라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왜 나는 차별받았는가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해본 자만이 내릴 수 있는 결론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애자는 무언가 결핍한(된, 이 아니라) 상태에서- 어머니의 죽음으로 그것을 메꾸어 냈다. 그녀는 얻은 것이 있었다. 나는, 병간호를 하지 않는 한이 있을지언정, 친인의 죽음으로는 아무 것도 메꾸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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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0. 21. 01:04 영화


일요일 낮, 신촌 메가박스에서 봤어요.
정우성이 나오고요, 고원원이라는 처음 보는 중국 아가씨가 나오고요, 김상호라는 조연도 나와요.
허진호라는 감독 작품인데,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 <외출>의 감독이래요.

중국 유명한 시인 둘 중 한 명인 두보의 시가 있어요.

봄날 밤의 기쁜 비

좋은 비는 그 때를 알아
봄이 되어 내리네
이 밤 바람따라 몰래 들어와
소리없이 만물을 적시네

이 시에서 제목을 따온 거예요. 좋은 비는 때를 알아 내린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거죠.
동하와 메이가 미국 유학 시절엔 타이밍이 안맞았던 거예요.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랑을 하고, 이제 딱 좋은 타이밍에 다시 만났어요!

제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메시지는 딱 하나예요.
'사랑은 타이밍!'
왜, 결혼할 때가 되면 말하잖아요. 결혼은 오래 사랑한 사람과 하는 게 아니라- 결혼적령기에 만난 사람과 하는 거라고. 뭔가 그 비슷한 느낌으로,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사람들이라고 해도 때가 맞지 않으면 사랑하지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사랑엔 노력 말고 운도 필요한 거죠.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가만히 때를 보며 웅크리고 있다가 순간 노려야 하는 걸지도 몰라요. 물론 영화에선 영화답게 좋은 타이밍이었지요. 현실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그러나 많은 수가 때를 맞추지 못해 놓쳐 버리기도 해요.

그들이 어떻게 될까, 행복할 거라는 기대를 던지며 끝났지만, 글쎄요. 타이밍이 맞았는데 잘 안되면 그게 멍청한 거겠죠? 동하가 중국 음식을 잘 먹어준다면, 그들은 잘 될지도 몰라요.(웃음)


정우성은, 나쁘지 않은 모양새이긴 했지만 우리 자기보단 좀 덜 생긴 것 같아요.(진지)
고원원은, 대부분의 순간 예뻤지만 둘이 같이 호텔에 들어선 부분에선 급격하게 늙어 보였어요. 연기일까요? 뭐 앞으로 볼 일이 없으니 그냥 이정도로 넘어갈래요.
지사장씨는 많이 본 얼굴이지만 안면인식 장애로 인해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할 수 없는 관계로 대충 넘어갈래요. 그의 등장 덕분에 동하와 메이간의 눈빛대화가 마구마구 이루어지는데, 그게 재미있었어요. 아아 사회생활이란 힘든 거지요.

끝. 전체적인 결론은- 볼 만은 하지만, 딱히 추천할 만하지도 않고, 그럭저럭. 별 세 개.
그래도 한시에 관심을 가지고 한 수 읽어보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반 개 추가. (이건 지극히 개인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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