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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16. 12:28 도서

랜덤하우스
최하림
2010년 3월 초판. 대여.


 러시아를 방문하려는 참인지라, 러시아에 대한 책을 보았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별로였다고 해야할까. 책을 다 읽고 나서 남은 건 러시아 예술가들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 그리고 저자의 까탈스러움에 대한 인식 정도였다. 2차세계대전기념비에 대한 해석은 좀 더 유익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시인이라고 정의하던데, 저자의 시가 궁금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까탈스러움 외에 다른 감수성을 한 번 들여다보고 싶어졌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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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10. 5. 15. 11:08 도서


공지영
김영사
2001년 7월 초판
2004년 12월 67쇄_대여하여 봄.


 채윤이를 만나러 강남에 나갔다가, 시간이 어중간하여 교보에 들렀다. 오랜만의 교보는 무척이나 산뜻하고 반가웠지만... 나는 가벼워져야 할 몸인지라, 책을 살 수 없는걸. 구경을 하다가 이 책을 골라 바닥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을 때 나타나는 특유의 답답증 때문에 그리 많이 읽지는 못하였으나, 이 책을 끝까지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빌리는 데 성공.

 공지영씨의 소설을 읽어보았던 것도 같다. 워낙 유명한 분이니까. 딱히 다른 작가처럼 부러 좋아하지는 않았으되 막연히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책을 읽어가며 나는, 감사했다. 여행을 갈 때 가야 할 곳에 대해서도 감을 더 잡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인생에 생각이 많은 시기에 생각을 진행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뭐라고 콕 집어 말하긴 힘들지만, 그런 것.


 80년대에 대학생활을 한 사람들은, 그들이 지금 주류를 형성하고 있어서일까- 나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우리 세대는 절대 할 수 없는 경험을 했다는 것. 그것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그 감수성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 나도 내 시대의 것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툰 외면만이 전부는 아닐테니까.


 테제 공동체. 길 위의 성모 피정의 집. 두 군데. 가보고싶다.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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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2. 03:14 도서


김혜자
오래된미래
2004년 3월 초판 1쇄. 2005년 6월 117쇄.
도서관 대여.


 익숙한 얼굴이지만,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었다. 내가 전원일기를 즐겨봤던 것도 아니고.
 일전에 한비야씨의 책을 읽으며 김혜자씨가 언급되었었더랬지. 인상에 남았었나, 하필 이 책이 눈에 띄어 대여했다.

 화려한 글솜씨는 없었지만, 마음깊이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건 느껴졌다.
 6개월째 미루고만 있었던 나눔의 손길을, 어떻게든 찾아서 펼쳐야겠구나, 생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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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19. 08:10 도서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좋은책 만들기
2002년 12월 1판 2쇄


 '나는 절뚝이며 피자집으로 들어간다. 집 주소로 피자 한 판을 주문한다. 그리고 기왕에 가는 길이니 나도 함께 데려가 달라고 배달 기사를 설득한다.'

 '걸핏하면 산처럼 쌓이는 설거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현금인출기 비밀번호, 텔레뱅킹 사용자 번호, 거래은행 계좌번호, 그 밖의 각종 비밀번호, 택시회사 전화번호, 부모님 결혼기념일 등이 적혀 있는 목록을 만들었다. 그리곰 물샐 틈 없이 포장해서 개수대 바닥에 붙여놓았다. 그 중 하나라도 궁해지면 곧바로 설거지에 착수한다는 작전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오늘날 비록 개수대는 예전과 다를 바 없이 그득하지만 대신 내 머릿속에는 그 숫자들이 전부 정확하게 입력되었다.'

 '젊은 여자들, 그것은 노년의 장점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나보다 젊은 여자의 수가 점점 늘어나니 말이다. 이 얼마나 긍정적인 결말인가!'


 이 책 마음에 들어.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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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7. 23:28 도서


빌려봄.
2008년 12월 1판 1쇄.
문학과 지성사.
새뮤얼 리처드슨.


 책 뒤에 적혀있던 요약으로도 익히 짐작한 바이지만, 이 책은 '정조가 최고의 가치이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켜야만 한다.'가 대주제다. 이게 최고의 인기를 누린 모범서한집이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1700년대 영국에서도 정조가 중요한 가치였고,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던 듯. 
 
 솔직히 빼어나게 재미있진 않았는데, 왠지 소설은 잡으면 다 봐버리는 습성이 있어서... 두 권 얇지 않은 두께인데도 불구하고 나흘만에 독파... 처음부터 끝까지 정조정조 거리는 게 정말 썩 마음에 든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막판에 배울만한 점이 있었달까.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하나는 명심해두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른 건 뭐, 그냥 넘어가자.

대략 정리해 표현하자면,
"내가 높아지려면, 내 배우자를 높이면 된다."
상대방을 까봐야 나도 같이 추락이다.
이건 교훈. 냐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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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10. 1. 28. 22:09 도서

 한비야.
 사서 하루만에 읽고 어머니께 선물했기 때문에 몇쇄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27쇄 정도.
 09년 가을쯤 첫 출간.


 한비야, 솔직히 너무 유명해서 조금 거리를 두고 있었던 것 같다. 바람의 딸로 인해 알게 되었지만 그 책을 읽은 기억도 이제 희미한걸. 아마 고등학교 때 처음 알게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뒤로 단 한 권도 그녀의 책을 읽은 적이 없어. 이번엔- 어머니께서 보고싶다고 사다 달라시는 바람에, 다른 책을 주문하는 김에 같이 사서 읽어보았던 것. 그런데 확실히 괜찮은 사람이었어. 아직 쓰지 않은-프라하 그 글쓴이와는 격이 다른 게 느껴지는 글과 내용이었달까.

 이 사람이 구호팀장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모르고 있었다. 무관심했기 때문이겠지. 기부, 해야지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계속 못하고 있는 못난 인간이니까. 알게 된 것, 그러니까-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거였어. 물론 나랑 그렇게 맞는 사람은 아닌 것 같지만(나는 절대 등산을 좋아할 수 없을 뿐더러 그렇게 활기차게 살 수 있지도 않고, 연애를 하지 않고 지낼 수도 없는 인간이거든.), 하나는 무척 마음에 들었어. 긍정적으로 호들갑 떨며 좋아하고 칭찬하기, 같은 것 말이야. 솔직하고 최선을 다하는 이 사람, 마음에 들었어.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아마 이 사람 마음에 내가 들지 않을 공산이 높아.), 몇 가지 면에서 참 좋아보이는 사람. 음.


 글쎄,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궤적이 사랑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어. 나는? 생각해 봤거든. 근데 내 삶엔 사랑도 있었지만, 두려움이 더 크게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아. 참 많은 것들에 대한 두려움-. 나에겐 삶이 고통의 길이었어. 지금만 해도 내가 미래에 어떻게 될 지 전혀 알 수가 없어 두려움에 떠는걸.
 나도 좀 긍정적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 물론 그게 쉽지 않겠지만, 그녀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모험정신 같은 건 절대로 배울 수 없을 것 같고- 감사하고 즐거워하는 태도일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또한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방식들.


 음, 읽은 지 보름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생각이 잘 나지 않아. 어떡해.
 힝, 그래도 기억하자 이것만은.

 -큰 소리로 감사하고 칭찬하라.-
 
 그거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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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2. 26. 20:18 도서


진중권.
2009년 10월 초판 인쇄.
휴머니스트.


 뭐랄까, 기대했던 것보다는 그냥 흥밋거리 수준이었다. 일반인 대상이라기보다는 교양있는 일반인 대상의 글. 그림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한 사람이 아니면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였다. 트롱프뢰유가 뭔지, 보통의 사람들이 알 게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지만 그런 용어를 사용한 것 답지 않게 내용은 가볍게 흥미 위주였다고 해야할까.

 진중권씨에 대해서 호오를 가리자면 좋아하는 편이지만,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에서처럼 아예 흥밋거리 위주라고 천명한 것도 아니고- 뭔가 시류를 타서 나온 것 같은 책. 그의 배경지식이 넓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수준이랄까. 뭐 그래도 흥미롭게 보았고, 여러 그림에 대해 새로 알게 된 것도 있고 해서 재미는 있었다.

 그러니까, 약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 흥밋거리삼아 보기 좋은 책. 뭔가 전문적인 지식을 원한다든가, 아니면 잘 모르는 사람이 가볍게 집어들기에는 무리가 있다. 진중권씨는 역사학자가 되었다면 아마 야사의 대가가 되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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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2. 3. 06:06 도서

여러 권임.
단편 하나씩 생각나는 대로 쓸 예정. 언제 다 쓸지는 미정..


하서출판사, 구자운 옮김. 98년 10월 초판 1쇄(5쇄까지.), 07년 3월 개정판 1쇄.


<귀여운 여인>
 뭔가 익숙한 제목. 내용은 생소했지만 내가 견문이 좁은 탓이겠지. 올렌카라는 여성이 사랑에 빠지면서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 그녀는 사랑에 빠졌을 때만 살아있으며, 생기있게 빛난다. 그럴 때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인. 사랑이 없으면 그녀는 뭐랄까- 그저 거기에 존재하는 생명체일 뿐이다. 그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그녀가 왜 귀여운지,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의견까지 없어진다는 점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달까. 그렇지만 그녀는 그조차 사랑하는 이에게 통일시킴으로써 그녀로서는 더욱 완벽하게 사랑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이겠지. 마지막에 아이에게라도 행복을 찾을 수 있어서 진정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겐 행복을 빌어주고 싶어지는 것 같아.

<약혼녀>
 '잠도 오지 않는데 누워 있자니 기분이 나빴다.' <<나자에 동감 백만 표. 왠지 동질감이 진하게 느껴졌다. 아하하. 그렇지만 그녀의 처지와 나는 천지차이. 그녀는 놀고 먹어도 되는 집안에서 태어나 평탄한 인생을 앞에 두고 공부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변심이 결혼 전의 단순한 충동 때문이었다면 그녀가 그렇게 행복해지지도 않았겠지. 재산이 있는 것을 누리는 것은 나쁘지 않겠지만, 그럼으로 인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그래도 비판받아 마땅한 것일까. 사샤는 할머니와 그녀들을 비판하였지만 결국엔 그 은혜를 입고 자라지 않았던가 생각했다. 자신의 삶도 제대로 꾸리지 못하면서 남을 비판하다니 좀 마땅치 않은 기분. 그렇지만 나자는 그의 충고로 인해 행복해졌으니, 좋았다고 하자. 나자가 다시 마을로 돌아왔을 때 느끼는 기분 말이다. 천정이 낮게 느껴지는 것. 답답한 기분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다니, 너무 좋았어.

<위험한 손님>
 깊은 산 속 산지기에게 사냥꾼 손님이 찾아온다. 산지기 생활을 30년 가까이 하면서 너무 많은 불한당들을 보아온 탓일까, 산지기는 지나치게 경계심이 많다. 단지 착한 사람인 양 굴려는 그의 위선을 들춰낸 것은 사냥꾼. 거친 사내지만, 그는 산지기가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았음을 알아 채고 가엾게 여길 뿐더러, 위험에 처한 이를 구하러 빗속에 나가는 용기까지 발휘한다. 거칠지만 나쁘지 않은 남자. 산지기를 을러 보지만 결국엔 화풀이였을 뿐, 나쁜 사람이 되지는 못한다. 솔직히, 이 이야긴 잘 모르겠어. 산지기가 좀 비호감이긴 하지만... 그가 그렇게 된 것은 무슨 때문일까 생각해보면 가엾기도 하니까. 뭐, 그래도 원래부터 구두쇠였겠지만. (고양이의 건강 상태가 그의 인격을 말해준다고!)

<입맞춤>
 랴보비치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아보지 못한 2등 대위다. 볼품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 있으리란 기대조차 해보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연히 여인의 키스를 받는다. 자기에겐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비록 그를 향한 키스는 아니었지만, 그는 이후 3개월간 사랑에 빠진 것만 같은 상태가 되어 나날을 보내게 된다. 스스로가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만으로도 그에겐 세상이 달라 보였다. 왠지 선량한 느낌, 이런 자에게는 정말 왠지 희망을 주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작은 관심만으로, 설령 그것의 원래 대상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사람은 충분히 행복한 방향으로 바뀔 수 있구나. 좋은 일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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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1. 26. 15:21 도서

헬렌 필딩 지음/ 임지현 옮김.
문학사상사
1999년 4월 초판 1쇄/ 2001년 8월 14쇄 읽음.
헌책 4500에 구입한 것.


 뭐랄까, 많이 들어본 책에 대해선 한 번쯤은 다 읽어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관계로- 이 책도 한 번 읽어보게 되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보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명작이었다고 할까? 바보같지만 정감어린 그녀가 싫지 않았다.

 살다보면 맞이하는 크고작은 시련들을 그녀는 딱 남들만큼 겪고 받아들인다. 상대방에게 좀 더 약게 대처하지 못하는 까닭에 민망한 일들도 겪고 망가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솔직하고 빤히 들여다보이기 떄문에 매력적이다. 나라면 좀 더 약게 행동했을텐데, 하고 생각되는 부분도 많지만- 아마 그렇게 행동했다면 마크 다아시를 얻지 못했을지도 모르지. 그런 걸 보면 사람은 다 제 복을 가지고 있게 마련인 것 같다. 어리석어보이게 행동하는 사람도 자신만의 좋은 점이 있는 세상이겠지.

 나도, 어리석은 일들도 많고 작은 일들에 마음상하고 좌충우돌하고 안절부절 못해하지만- 내 복에 맞는 사람이나 길을 언젠간 찾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처럼 신데렐라 스토리를 바라기엔 나는 이미 애인이 있는 몸이고, 직장에서 성공하기엔 나는 직장인이 아니지만. 그녀처럼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극성스런 부모님을 둔 것도 아니지만... 때로 어리석고 한심해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영국도 이곳처럼 30대 여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재미있었어. 우리 나라보다 조금 덜할 순 있어도 세상 어디든 많이 다르진 않겠지. 이곳의 현실을 못마땅해한들 다른 어디엘 가서도 나는 이곳에서 길러진 가치관으로 나를 평가하게 될 테니까. (남은 그곳의 가치관으로 평가한다 해도 그 잣대가 나한테까지 미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러니까 여기서도 스스로를 위안할 수 있도록 살았으면 좋겠어. 나를 사랑하자 ★ 이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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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3. 00:39 도서


조지 오웰/ 정회성 옮김.
민음사
2003년 6월 1판 1쇄 발행, 2009년 8월의 35쇄를 읽다.



 우리는 자유로운가?

 자유란, 신체의 자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상의 자유 또한 중요하다. 비록 「인간연습」의 서평에서 미친듯이 비전향 장기수들을 비난하긴 했지만, 한층 더 생각해보면 문제는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 있다. 사회주의를 하는 사람을 못살게 구는 정부와 정책 말이다. 체제 유지를 위해서라는 명목 하에 행해지는 독재와 탄압은 남한 국민들에게서 사상의 자유를 앗아갔다. 심지어는 사회주의하는 지인을 두었다는 것만으로도 탄압의 대상이 될 수 있었으니- 남한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라는 허울을 쓰고 있었으나 여기 쓰인 자유는 본 뜻의 자유가 아니었으리라.

 1984는 미래소설이다. 조지 오웰이 이 작품을 저술한 것은 1949년의 일이다. 그 때로서는 한참이나 미래의 일. 그는 당시의 현실에서 무엇을 느꼈기에 이와 같은 내용의 글을 쓰게 된 것일까? 그도 지금 내가 느끼는 것과 같은 것을 느낀 걸까.

 우리의 사고는 조작될 수 있다.

 KBS 사장이 괜히 바뀐 것이 아니며, 온갖 시사 관련 프로그램들이 없어지거나, 방향을 바꾼 것은 순리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박정희정권 시절 그를 원망하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지금 그를 찬양하는 것은 자연스레 시간이 흘러가면서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다. 중세, 하늘이 정말 돌기 때문에 하늘이 돈다고 믿었던 것은 아니며, 신분이 원래 존재했기 때문에 평민과 농노가 자신의 신분을 인정하고 살았던 것은 아니다. 이것들은 모두 고위층의 사람들이 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강자가 약자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 수단으로써 존재했다. 1984를 읽으면서, 뭔가 너무 '과하다'고 느끼지만- 여기 나오는 거의 모든 것은 약하게나마 우리가 모두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다. 도처에 존재하는 CCTV, 통합된 전산으로 인해 접근권만 있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우리의 소비정보, 그리고 교통카드 이용 정보. 통제된 매스컴, 그리고 아직도 존재하는 국가보안법. 그렇지 않은가?

 제한된 접근성과, 만들어진 혐오감이 우리가 다양한 사상을 접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끔찍하지 않은가? 우리가 동남아인들을 우습게 보기 때문에 그들을 인간대 인간으로 제대로 알 기회를 가지지 못하듯- 어딘가의 기아 상황이 방영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그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듯. (특히 정부에 불리한 기사들은 더욱 그러하겠지.)

 글쎄, 이 책을 읽고 뭔가 결론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앞으로 뭔가 1984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이 책을 떠올릴 것 같다는 것과, 그런 상황들에 대해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는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내 손에 쥐고 싶다. 의도적으로 가공되지 않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의도를 배제한 정보들. 내가 빅브라더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회의 통념과 편견에 휩쓸려다니는 내가. 글쎄, 그래도. 의식적인 노력은 해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포기하는 게 제일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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