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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8 「그건, 사랑이었네」
  2. 2010.01.26 [그린데이 내한]
  3. 2010.01.25 <<전우치 (2009)>>
  4. 2009.12.26 「교수대 위의 까치」
  5. 2009.12.05 <<에반게리온-파(2009)>>
  6. 2009.12.04 <<우리도 사랑한다(2009)>>
  7. 2009.12.03 「체호프 단편선」
  8. 2009.11.26 「브리짓 존스의 일기」
  9. 2009.11.23 「1984」
  10. 2009.11.22 「인간연습」
2010. 1. 28. 22:09 도서

 한비야.
 사서 하루만에 읽고 어머니께 선물했기 때문에 몇쇄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27쇄 정도.
 09년 가을쯤 첫 출간.


 한비야, 솔직히 너무 유명해서 조금 거리를 두고 있었던 것 같다. 바람의 딸로 인해 알게 되었지만 그 책을 읽은 기억도 이제 희미한걸. 아마 고등학교 때 처음 알게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뒤로 단 한 권도 그녀의 책을 읽은 적이 없어. 이번엔- 어머니께서 보고싶다고 사다 달라시는 바람에, 다른 책을 주문하는 김에 같이 사서 읽어보았던 것. 그런데 확실히 괜찮은 사람이었어. 아직 쓰지 않은-프라하 그 글쓴이와는 격이 다른 게 느껴지는 글과 내용이었달까.

 이 사람이 구호팀장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모르고 있었다. 무관심했기 때문이겠지. 기부, 해야지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계속 못하고 있는 못난 인간이니까. 알게 된 것, 그러니까-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거였어. 물론 나랑 그렇게 맞는 사람은 아닌 것 같지만(나는 절대 등산을 좋아할 수 없을 뿐더러 그렇게 활기차게 살 수 있지도 않고, 연애를 하지 않고 지낼 수도 없는 인간이거든.), 하나는 무척 마음에 들었어. 긍정적으로 호들갑 떨며 좋아하고 칭찬하기, 같은 것 말이야. 솔직하고 최선을 다하는 이 사람, 마음에 들었어.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아마 이 사람 마음에 내가 들지 않을 공산이 높아.), 몇 가지 면에서 참 좋아보이는 사람. 음.


 글쎄,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궤적이 사랑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어. 나는? 생각해 봤거든. 근데 내 삶엔 사랑도 있었지만, 두려움이 더 크게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아. 참 많은 것들에 대한 두려움-. 나에겐 삶이 고통의 길이었어. 지금만 해도 내가 미래에 어떻게 될 지 전혀 알 수가 없어 두려움에 떠는걸.
 나도 좀 긍정적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 물론 그게 쉽지 않겠지만, 그녀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모험정신 같은 건 절대로 배울 수 없을 것 같고- 감사하고 즐거워하는 태도일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또한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방식들.


 음, 읽은 지 보름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생각이 잘 나지 않아. 어떡해.
 힝, 그래도 기억하자 이것만은.

 -큰 소리로 감사하고 칭찬하라.-
 
 그거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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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10. 1. 26. 17:18 공연



 2010년 1월 18일. 그분들께서 오셨다.
 두둥.


 실은 이 그룹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따지고 들어가면, 과거의 산물인지라 좀 그렇지만, 그래도 내가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락그룹이었다. 뭐랄까 적당적당했달까? 너무 시끄럽지도 않고 너무 목가적이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아무래도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American Idoit>은 가사를 듣고 재밌다고 생각하게 되었었지. 처음으로 따라불러보고 싶었던 락음악들. 연유야 어찌 되었든 그린데이는 나에게 '처음'이었고, 그래서 꼭 가고싶었다. 

 뮤즈가 온다는 것도, 그린데이가 온다는 것도 나는 조금 뒤늦게 알았다. 그린데이와 뮤즈를 좋아하긴 하지만 나는 그다지 락음악 매니아도 아닌 데다가, 소식을 들을 통로도 없는걸. 그렇지만 우연히 알게 되었고, 고민했다. 두 공연 다 가는 것은 금전적인 문제도 크고, 시간 내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어디를...? 실은 나는 뮤즈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히 뮤즈를 골라야 했을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선택한 것은 그린데이의 공연. 뮤즈는 저번 내한 때 다녀온 데다가, 어쩌면 보기 껄끄러운 사람들과 마주칠 지도 모르는걸. 그린데이도 좋아하니까, 우훗.


 8시 공연이었던지라, 6시의 수업 하나를 이주일 전부터 취소해놓고 있었다. 루까도 힘들었지만 같이 시간을 내 주었어. 별 일 없이 관람이 가능. 뭐 약간 늦었지만, 늦을까 봐 조바심 내다가 짜증내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같이 눈쌓인 올림픽 공원을 걸어간 것 나는 나름 좋았어. 내가 짜증내지 않았다면 루까도 즐겁게 걸었을텐데. 흐응, 이놈의 성질머리. 어쨌든 자리를 잡고 나니까 8시 10분경. 채 5분도 지나지 않아(김밥 4줄을 사 갔는데 걷다가 한 줄 먹고 앉아서 막 두번째 줄을 먹고 있었다.) 공연은 시작.

 그리고 2시간 반 넘게 쉬지 않고 달렸다.


 음악도 좋았어. 한국말을 한 마디 외워 온 성의가 예뻤어. 공연 너무 열심히 해줬어. 팬서비스도 짱! 오죽하면 키스 사건이 뉴스에 떴겠어? 팬들을 안아주고, 티셔츠도 쏴주고, 이런 공연 몇 번 가보지 않았지만 최고의 팬서비스 매너 아닐까 이정도면. 그렇지만 물론 가장 좋았던 것은 열정적인 무대였겠지. 나는 정말 중간에 한 번 쉴 줄 알았어. 그런데 미친듯이 2시간을 달리더니, 채 5분도 쉬지 않고 앵콜 소리에 달려 나와서 30분 가량을 다시 달려주었어. 아아, 게다가!!!! 앵콜 때, 내가 좋아하는 곡들을 불러 주었어!!!!! 꺄아.

 8시간 수업하고 공연장에 가서, 2시간 반동안 공연에 열중하느라 솔직히 거의 실신지경이었지만, 아 정말 좋더라. 후회없었어. 공연장에 입장하자 마자 그 분위기에 웃음이 배어 나왔는걸. 좋아!!

 음, 그래도 가사를 좀 더 외우고 갔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은 남아. 에잇, 게으른 스스로가 나빠. 그리고- 현대카드 왠지 호감 생겼어!!! 진행 전체적으로 너무 깔끔했다고. 끝나고 택시를 충분히 대기시켜두지 못했던 것은 좀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이건 관객들이 알아서 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니까. 근데 현대카드에서 날 안받아주겠지? 그냥 우리카드나 써야지....

 우훗. 여튼 해피해피 >_< 몇 년은 이걸로 행복해할 수 있을 거야!!!!

...ps. 글이 엉망이야!! 글쓰기 연습하기로 했던 건 어쩔거야! ㅋㅋㅋㅋ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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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10. 1. 25. 23:16 영화

최동훈 감독.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한 달도 넘게 영화를 볼 시간이 없었다. 완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바타도 못 본 상태.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아바타를 보려 하였으나 유명한 3D는 이미 매진. 그래서 아바타는 다음주로 예매해 버리고 전우치를 보기로 했다. 괜찮다는 평을 어디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듣고 온 듯. 

 뭐랄까, 이것저것 생각하기 귀찮을 때 보기 참 좋은 영화랄까. 비율 좋은 강동원과 예쁜 임수정이 보기 좋고, 액션 신도 볼만하다. 늘어진다고 생각된 부분도 별로 없었고... 거문고갑의 결론이 생각보다 허무했기 때문에 좀 슬펐지만, 뭐 이정도야 봐줄 수 있다. 즐거운 오락영화였어.

 임수정이 요괴의 힘을 받아서 차 들어올리기 놀이같은 거 할 때, 왠지 박쥐의 느낌이 났는데- 그 여배우 이름이 옥빈이었던가. 아아 역시 예쁜 여자들은 좋아, 라고 생각했다.

 뭔가 진지하게 감상평을 쓰기엔 뇌가 그다지 착하지 않은 상태인 듯? 그치만 진지할 필요가 있는 영화였던가. 괜찮아 괜찮아.


 아, 한 가지. 요괴가 인간을 파고들기가, 너무 쉬운 일이라는 것이 좀 슬펐어. 그로 인해 위험에 처한 주인공이 안타까웠다기보다는, 뭐랄까- 그냥 인간의 약한 모습을 보기 싫었어. 약하지만, 좀 아닌 척도 하면 안돼? 나만 약하지 않다는 것에 공감하는 것도 편한 일이지만, 좋진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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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2. 26. 20:18 도서


진중권.
2009년 10월 초판 인쇄.
휴머니스트.


 뭐랄까, 기대했던 것보다는 그냥 흥밋거리 수준이었다. 일반인 대상이라기보다는 교양있는 일반인 대상의 글. 그림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한 사람이 아니면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였다. 트롱프뢰유가 뭔지, 보통의 사람들이 알 게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지만 그런 용어를 사용한 것 답지 않게 내용은 가볍게 흥미 위주였다고 해야할까.

 진중권씨에 대해서 호오를 가리자면 좋아하는 편이지만,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에서처럼 아예 흥밋거리 위주라고 천명한 것도 아니고- 뭔가 시류를 타서 나온 것 같은 책. 그의 배경지식이 넓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수준이랄까. 뭐 그래도 흥미롭게 보았고, 여러 그림에 대해 새로 알게 된 것도 있고 해서 재미는 있었다.

 그러니까, 약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 흥밋거리삼아 보기 좋은 책. 뭔가 전문적인 지식을 원한다든가, 아니면 잘 모르는 사람이 가볍게 집어들기에는 무리가 있다. 진중권씨는 역사학자가 되었다면 아마 야사의 대가가 되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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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2. 5. 23:59 영화


 영화관에 가서 본 거니까, 영화 맞지?


 루까가 보고싶어해서 봤는데, 나도 재밌게 봤다. 뭐 예전의 내용들은 거의 다 까먹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간신히 기억할랑말랑 하는 정도였지만- 뭐랄까 괜찮았어. 화면의 기묘한 상상력.

 근데 정말 웃긴 건, 전투 장면마다 많이 부서지잖아, 이것저것? 우왕 건축업이 짱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 진심으로. 아마 에바의 세계는 (애들이 맨날 교복입고 있으니 한정된 시간 안에 일어나는 전투들이잖아?) 일상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신호등이 켜지고 사람들이 오가는 것처럼 나오지만-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는 항상 덤프트럭과 포크레인과 온갖 건설장비들이 오가고 있을 거라고 상상해 버렸어. 진정 저 도시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힌 것은 네르프 사람들이 아니라 건설업자들인거야!

 그리고, 정말 가구 사는 보람이 없겠다 싶어. 열심히 사놓고 집안을 꾸며 놓아도 재수가 없으면 집은 뽀각. 뿌가가가각. 너무 슬프지 않을까. 저 도시엔 살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왜 항상 사람들이 잔뜩 사는 것으로 나오는 걸까.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뭐 다른 도시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세컨드 임팩트 때 너무 많이 망했나? (그러나 바다가 빨개지고 해양생물이 전멸했으며 15년쯤 전의 일이라는 것 말고는 나에겐 세컨드 임팩트에 대한 정보가 없는걸!)

 세상에서 제일 찌질한 신지, 그리고 그다음으로 찌질한 것은 어른들. 신지 말고 다른 파일럿들은 뭐랄까 어른들보다도 덜 찌질하달까. 그렇지만 세상은 멋지고 쿨하고 완벽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은 아니잖아? 짜증나지만 이것이 현실, 신지가 극도의 찌질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해결하는 사람으로 나오는 건 부모는 중요하다는 증거. (어?!) 근데 정말, 신지의 아버지 안경 턱고임 아저씨는, 신지 다음으로 찌질하다! 아놔 저건 아내 덕후야. 이런 느낌이랄까.... <<그치만 난 에바 스토리를 잘 모른다구! 단정해도 되는거냣!

 뭐,
 난 저런 세상에 산다면,
 정말로 정말로 모든 순간, 사랑하고 살거야.
 소중한 사람이 내일이라도 없어질 수 있는 세상에, 남겨져 후회하는 자는 되고싶지 않으니까.

 솔직하지 못한 부자따위, 동정할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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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2. 4. 05:23 영화


감독: 안드레아스 드레센
독일 영화.
Cloud 9이 원제라고 한다.


 하나포스 무료영화! 괜찮은 게 꽤 있는 듯. 한 달에 한 편씩은 봐주는 게 예의! 근데 정말 잘 골랐다.

 내용은 대충, 노년에 찾아온 사랑-인데, 심지어 불륜이다. 남편(호르스테 레흐베르그)과 평화로운 생활을 해오던 잉에(우루슬라 베르너)가 어느날 갑자기!!! 열 살쯤 더 많은 남자, 칼(호르스테 베스트팔)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안면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거의 갑자기-라는 느낌으로 정사씬이 나온다. 그리고 그녀는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그녀를 찾아온 격정은 결국 그녀를 잡아먹고야 만다. 가정은 깨지고, 그녀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간다.

 근데 뭐랄까, 확실히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들에게서 사랑의 가능성을 제거하고 바라본다고 해야할까, 그런 것이 있었던 것 같다. 많이 봐줘서 중년 정도의 사랑이나 인정할까, '노인'이라는 말이 붙는 사람들의 사랑은, 확실히 가능성조차 생각하지 않게 된다고 해야할까. 이 영화는 그런 우리의 생각을 확실히 깨뜨려준다. 그들은 20대보다 더 격정적으로 사랑할 뿐만 아니라, 섹스도 한다! 놀랍지 않은가. 이런 면에선 거의 식물처럼 여겨져 온 나이인데도.

 물론 남겨진 남편은 너무나 불쌍하고, 안타깝지만... 사랑이 찾아오면, 항거할 수 있을까? 아니, 그것에 저항해야만 하는가? 생활에 기쁨이 없었다면- 모든 안정된 기반을 버리고서라도 기쁨을 찾아가야 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해. 음, 이기적인가. 몰라. 

 근데 정말 사랑은 위대한 거야. 서로가 사랑스러운 거잖아. 1,20대 여자애들이 반쯤 벗고 있어도 그 중에 나이든 그녀만 보이는 거잖아. 참 대단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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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2. 3. 06:06 도서

여러 권임.
단편 하나씩 생각나는 대로 쓸 예정. 언제 다 쓸지는 미정..


하서출판사, 구자운 옮김. 98년 10월 초판 1쇄(5쇄까지.), 07년 3월 개정판 1쇄.


<귀여운 여인>
 뭔가 익숙한 제목. 내용은 생소했지만 내가 견문이 좁은 탓이겠지. 올렌카라는 여성이 사랑에 빠지면서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 그녀는 사랑에 빠졌을 때만 살아있으며, 생기있게 빛난다. 그럴 때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인. 사랑이 없으면 그녀는 뭐랄까- 그저 거기에 존재하는 생명체일 뿐이다. 그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그녀가 왜 귀여운지,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의견까지 없어진다는 점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달까. 그렇지만 그녀는 그조차 사랑하는 이에게 통일시킴으로써 그녀로서는 더욱 완벽하게 사랑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이겠지. 마지막에 아이에게라도 행복을 찾을 수 있어서 진정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겐 행복을 빌어주고 싶어지는 것 같아.

<약혼녀>
 '잠도 오지 않는데 누워 있자니 기분이 나빴다.' <<나자에 동감 백만 표. 왠지 동질감이 진하게 느껴졌다. 아하하. 그렇지만 그녀의 처지와 나는 천지차이. 그녀는 놀고 먹어도 되는 집안에서 태어나 평탄한 인생을 앞에 두고 공부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변심이 결혼 전의 단순한 충동 때문이었다면 그녀가 그렇게 행복해지지도 않았겠지. 재산이 있는 것을 누리는 것은 나쁘지 않겠지만, 그럼으로 인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그래도 비판받아 마땅한 것일까. 사샤는 할머니와 그녀들을 비판하였지만 결국엔 그 은혜를 입고 자라지 않았던가 생각했다. 자신의 삶도 제대로 꾸리지 못하면서 남을 비판하다니 좀 마땅치 않은 기분. 그렇지만 나자는 그의 충고로 인해 행복해졌으니, 좋았다고 하자. 나자가 다시 마을로 돌아왔을 때 느끼는 기분 말이다. 천정이 낮게 느껴지는 것. 답답한 기분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다니, 너무 좋았어.

<위험한 손님>
 깊은 산 속 산지기에게 사냥꾼 손님이 찾아온다. 산지기 생활을 30년 가까이 하면서 너무 많은 불한당들을 보아온 탓일까, 산지기는 지나치게 경계심이 많다. 단지 착한 사람인 양 굴려는 그의 위선을 들춰낸 것은 사냥꾼. 거친 사내지만, 그는 산지기가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았음을 알아 채고 가엾게 여길 뿐더러, 위험에 처한 이를 구하러 빗속에 나가는 용기까지 발휘한다. 거칠지만 나쁘지 않은 남자. 산지기를 을러 보지만 결국엔 화풀이였을 뿐, 나쁜 사람이 되지는 못한다. 솔직히, 이 이야긴 잘 모르겠어. 산지기가 좀 비호감이긴 하지만... 그가 그렇게 된 것은 무슨 때문일까 생각해보면 가엾기도 하니까. 뭐, 그래도 원래부터 구두쇠였겠지만. (고양이의 건강 상태가 그의 인격을 말해준다고!)

<입맞춤>
 랴보비치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아보지 못한 2등 대위다. 볼품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 있으리란 기대조차 해보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연히 여인의 키스를 받는다. 자기에겐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비록 그를 향한 키스는 아니었지만, 그는 이후 3개월간 사랑에 빠진 것만 같은 상태가 되어 나날을 보내게 된다. 스스로가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만으로도 그에겐 세상이 달라 보였다. 왠지 선량한 느낌, 이런 자에게는 정말 왠지 희망을 주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작은 관심만으로, 설령 그것의 원래 대상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사람은 충분히 행복한 방향으로 바뀔 수 있구나. 좋은 일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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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1. 26. 15:21 도서

헬렌 필딩 지음/ 임지현 옮김.
문학사상사
1999년 4월 초판 1쇄/ 2001년 8월 14쇄 읽음.
헌책 4500에 구입한 것.


 뭐랄까, 많이 들어본 책에 대해선 한 번쯤은 다 읽어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관계로- 이 책도 한 번 읽어보게 되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보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명작이었다고 할까? 바보같지만 정감어린 그녀가 싫지 않았다.

 살다보면 맞이하는 크고작은 시련들을 그녀는 딱 남들만큼 겪고 받아들인다. 상대방에게 좀 더 약게 대처하지 못하는 까닭에 민망한 일들도 겪고 망가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솔직하고 빤히 들여다보이기 떄문에 매력적이다. 나라면 좀 더 약게 행동했을텐데, 하고 생각되는 부분도 많지만- 아마 그렇게 행동했다면 마크 다아시를 얻지 못했을지도 모르지. 그런 걸 보면 사람은 다 제 복을 가지고 있게 마련인 것 같다. 어리석어보이게 행동하는 사람도 자신만의 좋은 점이 있는 세상이겠지.

 나도, 어리석은 일들도 많고 작은 일들에 마음상하고 좌충우돌하고 안절부절 못해하지만- 내 복에 맞는 사람이나 길을 언젠간 찾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처럼 신데렐라 스토리를 바라기엔 나는 이미 애인이 있는 몸이고, 직장에서 성공하기엔 나는 직장인이 아니지만. 그녀처럼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극성스런 부모님을 둔 것도 아니지만... 때로 어리석고 한심해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영국도 이곳처럼 30대 여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재미있었어. 우리 나라보다 조금 덜할 순 있어도 세상 어디든 많이 다르진 않겠지. 이곳의 현실을 못마땅해한들 다른 어디엘 가서도 나는 이곳에서 길러진 가치관으로 나를 평가하게 될 테니까. (남은 그곳의 가치관으로 평가한다 해도 그 잣대가 나한테까지 미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러니까 여기서도 스스로를 위안할 수 있도록 살았으면 좋겠어. 나를 사랑하자 ★ 이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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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1. 23. 00:39 도서


조지 오웰/ 정회성 옮김.
민음사
2003년 6월 1판 1쇄 발행, 2009년 8월의 35쇄를 읽다.



 우리는 자유로운가?

 자유란, 신체의 자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상의 자유 또한 중요하다. 비록 「인간연습」의 서평에서 미친듯이 비전향 장기수들을 비난하긴 했지만, 한층 더 생각해보면 문제는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 있다. 사회주의를 하는 사람을 못살게 구는 정부와 정책 말이다. 체제 유지를 위해서라는 명목 하에 행해지는 독재와 탄압은 남한 국민들에게서 사상의 자유를 앗아갔다. 심지어는 사회주의하는 지인을 두었다는 것만으로도 탄압의 대상이 될 수 있었으니- 남한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라는 허울을 쓰고 있었으나 여기 쓰인 자유는 본 뜻의 자유가 아니었으리라.

 1984는 미래소설이다. 조지 오웰이 이 작품을 저술한 것은 1949년의 일이다. 그 때로서는 한참이나 미래의 일. 그는 당시의 현실에서 무엇을 느꼈기에 이와 같은 내용의 글을 쓰게 된 것일까? 그도 지금 내가 느끼는 것과 같은 것을 느낀 걸까.

 우리의 사고는 조작될 수 있다.

 KBS 사장이 괜히 바뀐 것이 아니며, 온갖 시사 관련 프로그램들이 없어지거나, 방향을 바꾼 것은 순리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박정희정권 시절 그를 원망하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지금 그를 찬양하는 것은 자연스레 시간이 흘러가면서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다. 중세, 하늘이 정말 돌기 때문에 하늘이 돈다고 믿었던 것은 아니며, 신분이 원래 존재했기 때문에 평민과 농노가 자신의 신분을 인정하고 살았던 것은 아니다. 이것들은 모두 고위층의 사람들이 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강자가 약자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 수단으로써 존재했다. 1984를 읽으면서, 뭔가 너무 '과하다'고 느끼지만- 여기 나오는 거의 모든 것은 약하게나마 우리가 모두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다. 도처에 존재하는 CCTV, 통합된 전산으로 인해 접근권만 있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우리의 소비정보, 그리고 교통카드 이용 정보. 통제된 매스컴, 그리고 아직도 존재하는 국가보안법. 그렇지 않은가?

 제한된 접근성과, 만들어진 혐오감이 우리가 다양한 사상을 접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끔찍하지 않은가? 우리가 동남아인들을 우습게 보기 때문에 그들을 인간대 인간으로 제대로 알 기회를 가지지 못하듯- 어딘가의 기아 상황이 방영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그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듯. (특히 정부에 불리한 기사들은 더욱 그러하겠지.)

 글쎄, 이 책을 읽고 뭔가 결론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앞으로 뭔가 1984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이 책을 떠올릴 것 같다는 것과, 그런 상황들에 대해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는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내 손에 쥐고 싶다. 의도적으로 가공되지 않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의도를 배제한 정보들. 내가 빅브라더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회의 통념과 편견에 휩쓸려다니는 내가. 글쎄, 그래도. 의식적인 노력은 해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포기하는 게 제일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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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ya
2009. 11. 22. 00:17 도서

조정래
실천문학사
2006년 6월 1쇄/ 8월 5쇄본을 읽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세 작품을 다 읽은 게 대학교 1학년때였나 2학년때였나. 한 질당 두세 달 정도씩 투자해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 작품들이 가지는 의미는- 이런 거였다. 나라는 인간은, 그 때 한국의 근현대사를 '처음' 접했다. 물론 일제치하의 몇몇 일들에 대하여 아예 모르고 살아온 것도 아니며, 군사정권까지 어떻게 흘러왔는지에 대해 문외한도 아니었지만...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선 소설을 읽으며 처음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해야할까, 그런 것이었다. 뭐 이제와선 읽은 지 어언 5년이 넘어 어떤 내용이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여튼 그동안 출간되었는지도 모르고 살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구입한 「인간연습」은,  이제 모든 격변기가 끝난 후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남파되었던 비전향 장기수가 남한 사회에 나와 살아가는 모습.

 글쎄, 사상이란 무엇일까? 카톨릭도, 사회주의도. 순교자를 만드는 사상들엔 무엇이 있는 것일까? 고결한 이상? 나라는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그 고결한 이상들. 어찌해야 다른 것들을 모두 외면하고 사상에만 심취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이 아무리 매력적인 것이라 한들, 현재의 삶을 포기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 박해기의 카톨릭이든, 사회주의든 나는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비박해기라면 무엇을 사상으로 삼든 상관없는 이야기. 다 취향인게지. 그렇지만 박해기라면- 그것이 진정 무슨 의미인가. 자기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은가? 자신이 선례가 되는 것이 두려운가? 동지였던 자들에게 경멸받는 것이 두려운가? 일가친척의 어려움을 모두 외면하고서라도, 자신이 오롯하다는 자기만족이 정말 필요한가?

 나는 사회주의가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마르크스주의, 세상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틀이며, 어떤 면에선 괜찮은 가치를 전도하는 사상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나를, 그것도 모자라 내 주변 사람을 배척당하는 자의 위치에 몰아넣을 때- 그것을 견뎌야 할 지는 의문이다. 아무리 옳은 사상이라 한들, 그런 어려움을 감수하고서까지 주장해야 할 것 같지는 않다. 반대의 것을 신봉하기까지는 무리더라도, 이 책의 결론에서처럼 다른 가치를 찾기라도 하는 것이 좀 더 편한 선택인 것처럼 생각이 되는걸. 

 나는 편의주의적인가? 글쎄, 그렇지만 난 「치숙」의 아재처럼 사는 사람은 영 밥맛이라고 생각해. 설사 그런 작정을 마음에 품고 있더라도 지금의 삶에는 문제가 없어야 되는 것이 나아. 최소한 나와 내 주변의 사람에겐 이런 잣대를 가져다 대는 것이 내 자유. 스스로가 고결하자고 남의 인생까지 차압하는 건 우주적인 이기심이야.

 뭐, 완벽한 제도가 있을까마는. 덕분에 자본주의가 좀 온정적으로 갔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지 어쩌겠어. 다시 망가지는 분위기긴 하지만- 우민이 되더라도 나는 내가 편한 쪽을 택할래. 나는 지식인일지언정 영영 지성인은 되지 못할지도.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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